[화두] 21세기의 레고를 꿈꾸며

21 세기의 미래 세대가 세계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도구와 놀이감이 필요하다. 우리의 물음은 그 도구이자 놀이감이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통찰하는 것이어야 한다.

[화두] 21세기의 레고를 꿈꾸며

디지털 혁명이 한창 진행중인 현재에 서서 돌아보면, 지난 10여년간 이루어진 변화는 산업혁명이 세계를 변화시킨 지난 100년 만큼이나 삶의 양식과 문화 전반을 바꾸어놓았다. 기술의 발전이 촉발시킨 "세계의 변화"는 그 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 바깥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사회제도의 여러 부문을 동시에 흔드는 힘이 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전 세대의 가치관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 유지하는 "교육"의 분야에서 격렬하게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교육이라는 제도가 언제나 기존 사회 질서의 유지를 위해 복무하는 보수적 성격이 있는 까닭에, 변화의 방향과 미래 가치를 받아들이는 데 가장 늦고, 가장 마지막에야 변화의 마침표를 찍게 마련이다.

21세기 레고 블럭을 꿈꾸며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Lego라는 브랜드로 상징되는 플라스틱 블럭 장난감은 산업화  시대의 생산 구조와 패러다임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모든 블럭은 전체의 한 부분으로서 존재하고, 그 블럭 단위들은 서로 결합되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 개체가 되게 마련이다. 그 개체는 조립과 발견, 매개물과의 상호작용이라는 경험을 통해 산업 사회의 생산 구조와 패러다임을 아이들에게 각인시키는 기재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계의 모든 아이들은 '레고를 통해' 20세기의 산업적 생산방식에 익숙해지도록 교육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배우는 세계는 디지털 혁명 이전의 생산방식과 패러다임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의 현재는 이미 기계장치를 근간으로 하는 표준화된 대량생산 체계를 지나, 네트워크화된 디지털 미디어의 세계에 진입해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아이들은 여전히 20세기의 패러다임을 배우고 있고, 교육은 아직 미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지난 10년의 변화 속도가 그 이전 세기의 100년과 맞먹는다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다가올 미래의 세계를 상항하고 준비하며 자라나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물음은 여기에서 미래의 먼 지평을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레고가 20세기라는 세계를 관통하는 경제, 사회, 문화적 아이콘이었듯, 이제는 21세기의 세계를 함축하는 21세기의 레고가 필요한 것이다. 나의 물음은 그 '21세기의 레고'가 어떤 형상으로 미래의 세대에게 즐거움을 주고, 어떻게 인간과 디지털 매체가 상호작용하며 놀이의 본능을 충족시켜줄지에 걸려있다. 놀이 본능에 충실하면서 미래의 세계를 담아나는 그 어떤 것을 꿈꾸어본다.

Read more

우리는 점점 컴퓨터의 작동방식을 모방하고 있다

우리는 점점 컴퓨터의 작동방식을 모방하고 있다

AI의 발전은 단순한 계산기라거나 지능적인 도구로 간주되던 컴퓨터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을 필요로 하고 있다. '컴퓨터'라는 기계가 계산능력에 초점을 맞춤 이름이었다고 할수 있는 것처럼, 이들을 가르키는 이름도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생각하는 기계가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면, 단순한 도구나 장치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숙고해야 할 대상'이 된다는 걸 인정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By Andrew Yim
AI 에이전트 아키텍처 최신화 및 데이터 활용

AI 에이전트 아키텍처 최신화 및 데이터 활용

엔터프라이즈 AI의 패러다임은 범용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단순 도입을 넘어, 고도로 전문화된 '에이전트(Agent)'의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급격히 진화했습니다. 이 리포트는 지난 1년간 이루어진 다양한 기술적 혁신 - Meta의 Llama 4 생태계 출범, DeepSeek의 추론 비용 혁명, Google Gemma 3의 엣지 컴퓨팅 도약—을 반영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Deep Research를 수행한 결과물입니다. (feat. by Gemini 3 Pro)

By Andrew Yim
정보와 미디어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 ‘참된 앎’이라는 게 더욱 어려운 물음이 되었다

정보와 미디어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 ‘참된 앎’이라는 게 더욱 어려운 물음이 되었다

AI 대화창에 막되먹은 질문을 던져도 찰떡같이 그럴싸한 답을 찾아주고, 필요한 정보를 요약해 떠먹여주기까지 하니, 깊이 생각하고 본질을 통찰하는 사고는 자꾸만 미뤄지고 덮혀져버린다. 게으름은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본능에 가까운 것이어서인지, 행동에 더딘 만큼이나 생각을 안하려는 습성은 어쩔수가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똑바로 정신을 차리고 핵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경각심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By Andrew Yim
인간의 노동과 존재의 가치가 무너지고 부정당하게 되면

인간의 노동과 존재의 가치가 무너지고 부정당하게 되면

우리는 어떤 의미를 붙들고 살게 될까? 고상한 예술과 이상을 꿈꾸는 몽상가로서 유유자적하게 될까? 컴퓨터와 로봇이 노동을 대체하고, 의술과 생물학, 병리학의 발전으로 어쩌면 영원히 살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지는 몸뚱이를 갖게 되면, 인간은 그 무한성과 자유로움 속에서 어떤 것을 소중하게 간직하게 될까? 내가 알던 거의 모든 것들의 가치가 떨어지고, 흔해빠지게 되고, 손쉽게

By Andrew Yim